리투아니아 버스터미널에서 노숙
리투아니아 카우나스 버스터미널에서 폴란드 바르샤바행 버스를 경유했어요.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중에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서는 숙박을 했는데 리투아니아는 숙박을 하지 않고, 경유를 하기로 하였답니다. 좋게 포장해서 버스터미널 경유입니다만 사실상 버스터미널에서 노숙한 것이나 다름 없었답니다.
리투아니아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익숙하지 않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리투아니아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 그게 어디 있는 나라냐고 저에게 되물을 정도로 생소한 국가입니다.
에스토니아는 뭔가 깔끔하고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라고 느꼈고, 라트비아는 전반적으로 괜찮았으나 아고다로 예약한 숙소를 찾을 수가 없어서 참으로 애를 먹었답니다. 라트비아 리가에서 숙박이 너무도 힘들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는데요. 지친 상태로 버스를 타고 리투아니아로 향해서 도착한 곳은 제 2의 도시 카우나스 버스터미널입니다.
카우나스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정도였는데 폴란드로 이동하는 버스가 다음날 새벽 6시 출발하기로 되어 있어서 터미널에서 13시간 죽치고 있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13시간 때문에 숙소를 잡기는 애매하고 돈을 아껴야하는 배낭여행자로서 노숙모드로 들어갔답니다. 카우나스 버스터미널 주변을 살짝 둘러 보았는데 딱히 여행자의 입장에서 가볼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어요. 현지 유심도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데 밖에는 비가 오고 날씨도 약간 쌀쌀해서 그냥 버스터미널로 돌아 왔습니다.
리투아니아 카우나스 버스터미널은 생각보다 시설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터미널 내부에 마트도 있어서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먹을 것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이 참 좋았어요. 빵 한조각과 마카로니 샐러드를 구매했는데요. 가격이 참 저렴했답니다. 2유로가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독일 사람과 함께 휴대폰 충전 제지 당함
해외여행하면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휴대폰 충전이죠. 여러 나라를 다녀 보았지만 해외여행에서 필수적으로 지니고 다녀야 할 것이 바로 멀티탭이라고 생각합니다. 휴대폰과 보조배터리를 동시에 충천하려면 멀티탭이 꼭 있어야 되더라고요. 버스터미널 곳곳을 다 뒤져보니 마트 옆에 전기를 꽂을 수 있는 곳이 보였어요. 굳게 닫혀 있었지만 동전을 활용해서 열었습니다. 멀티탭을 연결해서 친구랑 함께 충천을 하고 있으니까 리투아니아 사람도 제 멀티탭에 빌 붙어서 충천을 하더라고요. 한참 있다가 보니 약간 인도 느낌이 나는 사람이 자기도 휴대폰 충천하자고 다가옵니다. 흔쾌히 수락했죠. 알고보니 인도계 독일인이었어요. 한참동안 충전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터미널 직원인지 경비아저씨인지 모르겠는데 우리한테 다가와서 돈내고 휴대폰 충전하라고 짜증을 냅니다. 얼마를 내고 충전해야 되는 건지 적혀있지도 않은데 무턱대로 돈을 내라니 조금 황당했어요. 아시아인이랑 인도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 충전하고 있어서 인종을 차별하는 건지 아니면 이 나라 사람들의 정서가 이런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닥 기분이 좋지는 않았네요. 외국인 관광객이 본인 국가에 와서 돈을 쓰고 가면 쓰고 갔지 왜 이렇게 짜증을 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휴대폰이랑 보조배터리는 거의 완충을 해서 다행이었어요. 인도계 독일인은 리투아니아에서 독일행 버스를 타고 먼저 출발했답니다.
유럽은 국경이 붙어 있는 나라가 대부분이어서 버스 시스템이 참 잘되어 있네요. 심지어는 버스에 승무원도 동승해서 커피도 타주고,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랑 제 친구는 터미널에서 조금 더 노숙을 즐기다가 에코라인 버스를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했답니다.